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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비법

[스크랩] 순의자(殉醫者) 문지(文摯)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사람을 순국열사(殉國烈士)라고 부른다. 모든 박해를 물리치고 자기가 믿는 종교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을 순교자(殉敎者)라고 부른다. 그러나 의학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은 순의자(殉醫者)라고 부른다.

 

BC 403 년 부터 진(秦) 나라가 6 국을 통일한 BC 221 년 사이 즉 183 년 간을 전국시대(戰國時代)라고 부른다. 전국 초기에 존재했던 20여 개국가 중에서 가장 국세가 강한 나라는 7 개 국 즉 진초연제한위조(秦楚燕帝韓魏趙)이다.

 

다음은 7 국 중 제(齊)나라 민왕(閔王)때 일어난 사건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에 보면 제나라 민왕이 우울증에 걸렸다. 그래서 민왕은 이웃 송(宋) 나라에 사신을 보내어 보수를 많이 줄 터이니 그 당시 송나라의 최고의 명의 문지를 보내어 달라고 간청하였다. 여씨춘추는 진(秦 : BC 221 - BC 206) 나라 진시황때 여불위(呂不韋)의 저서로써 진시황의 분서갱유(焚書坑儒)때 오직 한 권 남은 의서(醫書)이며 복서(卜筮)와 종식(種植)에 관한 책이다.

 

문지는 송나라의 명의이며 철저하게 명의도(名醫道)를 지키는 사람이며 특별한 의술을 갖고 있었다. 명의 문지는 어떤 사람의 걸어가는 뒷 모습 만 보고서도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문지는 편작(扁鵲)과 의화(醫和)와 함께 열국(烈國)에 이름을 떨친 명의이다.

 

문지가 제나라 민왕의 초청을 받고 궁중에 들어가 민왕을 진찰하고 나서 태자(太子)에게 "민왕의 병은 치료가능 합니다. 나는 민왕을 치료하고저 합니다. 그러나 나는 어명을 지키지 못 할 것입니다." 고 말했다.

 

태자는 어리둥절하여 "그게 무슨 뜻이오?" 하고 문지에게 물었다.

 

문지는 "왕을 화나게 하지 않으면 왕의 병은 치료불가능 입니다. 그러므로 왕을 격노시키면 내가 죽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고 말했다.

 

태자는 넓죽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며 "부왕(父王)의 병을 치료할 수 만 있다면 나와 나의 어머님이 부왕께 잘 말씀드려 당신(문지)의 왕께 대한 어떠한 무례(無禮)함도 부왕의 병을 치료하기 위함이다고 아뢰면 부왕께서도 문지 선생님의 뜻을 잘 이해하실 것이오" 라고 말했다.

 

태자의 말을 듣고 나서 문지는 즉시 왕의 시중드는 사람과 왕의 치료시간을 약속하였다. 그러나 문지는 세 차례 모두 약속을 어기고 고의적으로 왕을 치료하지 않했다. 민왕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도저히 문지의 무례한 행동에 대하여 참을 수 없었다. 문지는 또 왕께 오만하고 무례한 행동을 했다.

 

문지는 흙이 묻어 더러워진 신발도 벗지 않은 채 왕의 침상에 올라갔다. 그리고 민왕의 화려한 의복을 더러운 신발로 질근 질근 짓밟아 뭉개 버렸다. 설상가상격으로 문지는 왕에게 거친 말을 내 뱉었다.

 

민왕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민왕은 침상에서 벌떡 일어나서 문지에게 크게 소리치며 몹쓸 욕을 퍼부어 댔다. 민왕이 이와 같이 화를 내면서 큰 욕을하고 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민왕의 병정은 호전되었다.

 

민왕은 병세가 호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지의 무례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태자와 황후는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문지의 무레한 행동에 대하여 왕께 용서를 구하여 보았으나 아랑곳 없이 뜨거운 물이 펄펄 끓고 있는 가마솥에 문지를 집어 넣어 끓여서 죽였다.

 

명의 문지의 참사는 고대 의학사상 가장 비참한 순직사건으로 기록되어 있다. 문지가 민왕의 질병을 치료한 방법은 현대 의학에서 말하는 정지상승적요법(情志相勝的療法)이다.

 

오행(五行)의 원리에 의하면 민왕의 실의(失意)에 꽉찬 낙담한 우울증은 비토(脾土)를 상하게 한다. 문지는 민왕의 병의 원인을 제거시키기 위하여 이하범상(以下犯上)의 변법을 이용하였다. 즉 민왕으로 하여금 노(怒)하게 만든 것이다. 노(怒)는 간목(肝木)에 속하며 목극토(木克土)의 오행법칙에 의하여 간목(肝木)은 능히 비토(脾土)를 이김으로 이와 같은 방법을 쓴 것이다.

 

금(金) 나라 때 명의 장자화(張子和)는 "이오욕기만지언촉지(以汚辱欺瞞之言觸之)" 란 방법을 질병의 치료에 사용하였다. 다시 말하면 "모욕적이고 속이는 말은 사람을 화나게 만든다." 는 뜻이다.

 

이와 같은 치료방법은 한의학의 오행학설 중 상호제약(相互制約)의 원리에 근거한 것이다. 즉 어떤 기분이나 마음 가짐은 상응하는 다른 기분이나 마음 가짐을 교정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기분이나 마음 가짐으로 부터 발생되는 심리장애가 치료 가능한 것이다.


출처 : 구암등산카페
글쓴이 : 구암(具東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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