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 命
【原文】要與人間開聾聵。順逆之機須理會。
인간의 귀가 어두운 것을 깨우치게 하려면 반드시 순역의 도리를 알아야 한다.
【原注】不知命者與聾聵。知命于順逆之機而能理會之。庶可以開天下之聾聵。
명을 모르는 자는 귀머거리와 같아서 명을 순역의 도리에 따라 알 수 있게 하면 천하의 귀머거리를 깨치게 할 수 있다.
【任氏曰】此言有至理. 惟恐後人學命. 不究順悖之機. 妄談人命. 貽悟不淺. 混看奇格異局. 一切神殺. 荒唐取用. 桃花咸池. 專論女命邪淫. 受責鬼神. 金鎖鐵蛇. 謬指小兒關煞. 憂人父母. 不論日主之衰旺. 總以財官爲喜. 傷殺爲憎. 定人終身. 不管日主之强弱. 盡以食印爲福. 梟刦爲殃. 不知財官等名. 乃六親取用而列. 竟認作財可養命. 官可榮身. 何其愚也. 如財可養命. 則財多身弱者. 不爲富屋貧人. 而成巨富. 官可榮身. 則身衰官重者. 不至夭賤. 而成顯貴.
이 말에는 지극한 이치가 있는데 후에 명리학을 배우는 사람들이 순역(順逆)의 도리는 연구하지 않고 터무니없이 사람의 명을 논하여 해를 끼치는 것이 아주 많았다. 특히 기이한 격국과 신살을 모두 섞어 보고, 용신을 터무니없이 잡고, 오직 도화살(桃花殺)과 함지살(咸池殺)로 여성의 간사함과 음란함을 논하고, 수책귀신(受責鬼神)이나 금삭철사(金鎖鐵蛇)로 어린아이의 재난을 함부로 말해서 그의 부모를 걱정하게 하고, 일주의 쇠약을 보지 않고 그냥 재성과 관성은 좋은 것으로 보고, 상관과 칠살은 나쁜 것으로 보고 사람의 일생을 결정하고, 일주의 강약을 논하지 않고 식신과 인성을 복성으로 보고 효신과 겁재를 재앙으로 논하는 것이다.
재성이나 관성등의 명칭은 육친으로 용신을 잡기 위해 나열한 것인데 이런 것을 모르고 그냥 재성은 명을 기르는 것으로 보고 관성은 영화롭게 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 만약 재성이 정말로 명을 기를 수 있다면 재성이 많고 일주가 쇠약한 사람은 모두 가난하지 않고 부유하고 큰 부자가 되어야 할 것이며, 관성이 정말로 영화스럽게 한다면 일주가 쇠약하고 관성이 많은 사람은 요절하거나 비천하게 되지 않고 귀인으로 되어야 할 것이다.
余詳考古書. 子平之法. 全在四柱五行. 察其衰旺. 究其順悖. 審其進退. 論其喜忌. 是謂理會. 至於寄格異局. 神煞納音諸名目. 乃好事妄造. 非關命理休咎. 若据此論命. 必致以正爲謬. 以是爲非. 訛以傳訛. 遂使吉凶之理. 昏昧難明矣. 書云. 用之爲財不可刦. 用之爲官不可傷. 用之印綬不可壞. 用之食神不可奪. 此四句原有至理. 其要在一用字. 無如學命者. 不究用字根源. 專以財官爲重. 不知不用財星儘可刦. 不用官星儘可傷. 不用印綬儘可壞. 不用食神儘可奪. 順悖之機不理會. 與聾聵何異. 豈能論吉凶. 辨賢否. 而有功於世哉. 反誤世惑人者多矣.
내가 지난날 명리책을 자세히 연구해 보니 자평법(子平法)이라고 하는 것은 사주 오행의 쇠왕을 살펴 그것이 순조롭게 조화되어 있는가 그렇지 않으면 다투어 싸우고 있는가를 살펴 그 진퇴를 깊이 관찰하여 희신과 기신을 논하는데 이것이 이치에 맞는다. 기타 기이한 격국, 신살, 납음 등의 많은 이름들은 호사가들이 쓸데없이 만들어 낸 것으로 명리의 좋고 나쁨과는 관계가 없다.
만약 이것에 근거하여 명을 논한다면 결국은 옳은 것이 틀리게 되고 바른 것이 잘못되어 이 잘못된 것이 그대로 전해져 길흉의 도리가 혼미해져 똑바로 밝혀지기 어렵다. 책에서 말하길 용신으로 되는 재성은 겁탈해서는 안되고, 용신으로 되는 관성은 손상해서는 안되고, 용신으로 되는 인수는 파괴해서는 안되고, 용신으로 되는 식신은 박탈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이 네 구절은 원래 지극한 도리가 있는데 핵심이라면 용신이라는 말에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 명리를 연구한다는 사람들이 그 용신의 근원은 연구하지 않고 오직 재성과 관성을 중요하게 보고 용신이 아닌 재성은 겁탈되어도 무방하고, 용신이 아닌 관성은 손상되어도 무방하고, 용신이 아닌 인수는 파괴해도 무방하고, 용신이 아닌 식신은 박탈해도 무방하다는 생극의 이치를 알지 못하고 있으니 귀머거리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니 이 어찌 길흉을 논할 수 있으며 어진 것과 악한 것을 분별할 수 있어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겠는가! 도리어 세상 사람들을 현혹시키게 될 뿐이다.
丙 庚 丁 辛
子 午 酉 卯
己 庚 辛 壬 癸 甲 乙 丙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高宗純黃帝御造. 天干庚辛丙丁. 正配火煉秋金. 地支子午卯酉. 又配坎離震兌. 支全四正. 氣貫八方. 然五行無土. 雖誕秋令. 不作旺論. 最喜子午逢沖. 水剋火. 使午火不破酉金. 足以輔主. 更妙卯酉逢沖. 金剋木. 則卯木不助午火. 制伏得宜. 卯酉爲震兌. 主仁義之眞機. 子午爲坎離. 宰天地之中氣. 且坎離得日月之正體. 無消無滅. 一潤一暄. 坐下端門. 水火旣濟. 所以八方賓服. 四海攸同. 金馬朱鳶. 並隸版圖之內. 白狼元免. 咸歸覆幬之中. 天下熙寧也.
이 사주는 고종순황제 사주로 천간이 경신병정으로 되어 있는데 화가 있어 가을의 금을 단련하는 것이 되고, 지지가 자오묘유로 되어 있으니 감리진태(坎離震兌)의 배합으로 지지가 정사방으로 되어 기기 팔방에 관통되고 있다. 그러나 오행에 토가 없어 가을에 태어났다고는 하나 왕하다고 논하지 않는다. 가장 좋게 된 것은 자오가 충하므로 수가 화를 극하여 오화가 유금을 손상하지 못하게 하여 일주를 도와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 묘한 것은 묘유가 충하여 금이 목을 극해서 묘목이 오화를 도와주지 못하는 그 억제함이 잘 되어 있는 것이다. 묘유라는 것은 진태(震兌)인데 인(仁)과 의(義)의 진기를 관할하고, 자오는 감리(坎離)인데 천지의 중기(中氣)를 주재한다. 그리고 감리는 일월의 정체를 받은 것으로 자라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하나는 습하고 하나는 빛나는 것으로 궁전의 정문에 앉아 수화기제로 되고 있으니 팔방의 제후들이 천자에게 복종하는 것이고, 온 나라가 하나로 통일되고, 금마주연(金馬朱鳶)이 나라안에 소속되고, 백랑원토(白狼元免) 모두가 쳐놓은 장막 안에 들어가니 천하가 흥성하고 평안하다.
戊 戊 庚 庚
午 辰 辰 申
戊 丁 丙 乙 甲 癸 壬 辛
子 亥 戌 酉 申 未 午 巳
董中堂造. 戊土生于季春. 午時. 似乎旺相. 第春時虛土. 非比六九月之實也. 且兩辰蓄水爲濕. 足以洩火生金. 干透兩庚. 支會申辰. 日主過洩. 用神必在午火. 喜水木不見. 日主印綬不傷. 精神旺足. 純粹中和. 一生宦海無波. 三十餘年. 太平相業. 直至子運會水局. 不祿. 壽已八旬矣.
이것은 동중(董中; 재상의 다른 이름)당의 사주인데 무토가 늦은 봄 진월 오시에 태어나 왕상한 것 같이 보이나 봄의 토란 허약한 것으로 육월이나 구월의 단단한 토와는 비교할 수 없다. 그리고 두 개의 진토는 모두 물을 저장하고 있어 습하므로 화를 설기하고 금을 생하여 줄 수 있다. 천간에 경금이 두 개 투출되어 있고 지지에 신금과 진토는 반삼합이 되어 일주가 너무 설기되니 용신은 반드시 오화에 있다. 다행인 것은 사주에 수와 목이 없다보니 일주와 인수가 손상을 입지 않아 정신이 왕하고 순수하게 중화되어 있으니 일평생 관직생활에 어려움 없이 삼십년간 태평스럽게 종사하여 왔다. 자수운이 되자 수국을 이루게 되어 세상을 하직하였는데 이때 나이가 팔십세가 되었다.
庚 甲 壬 壬
午 寅 寅 辰
戊 丁 丙 乙 甲 癸
申 未 午 巳 辰 卯
同邑王姓造. 俗以身强殺淺論. 取庚金爲用. 謂春木逢金. 必作棟樑之器. 勸其讀書必發. 至三旬外. 不但讀書未售. 而且家業漸消. 屬余推之. 觀其支坐兩寅. 乘權當令. 干透兩壬. 生助旺神. 年支之辰土. 乃水之庫. 木之餘氣. 能蓄水養木. 不能生金. 一點庚金. 休囚已極. 且午火敵之. 壬水洩之. 不惟無用. 反爲生水之病. 大凡旺之極者. 宜洩而不宜剋. 宜順其氣勢. 弗悖其性也. 以午火爲用. 將來運至火地. 雖不貴于名. 定當富于利. 可棄名就利. 如再守芸窓. 終身誤矣. 彼卽棄儒就經營. 至丙午運. 剋盡庚金之病. 不滿十年. 發財十餘萬. 則庚金爲病明矣.
같은 마을에 사는 왕씨라는 사람의 사주인데, 일반사람들은 이것을 일주가 왕하고 칠살이 쇠약한 것으로 논하고 경금을 용신으로 하면 봄의 목이 금을 만났으니 반드시 나라의 기둥이 될 재목이라고 하면서 공부하면 꼭 출세할 것이라고 권유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람은 나이 삼 십세가 지났어도 과거시험에 합격하지 못하였고 가산은 점점 쇠퇴하였다. 내가 보기에는 지지에 인목이 두 개가 있는데 월령에 임하여 있고, 천간에 임수 두 개가 투출되어 왕한 일주를 생하며, 년지의 진토는 수의 창고이며 목의 여기로서 수를 저장하여 목을 배양하고 금을 생하지는 못한다. 그러니 하나밖에 없는 경금이 극도의 휴수에 달했는데 또 지지에서 오화가 극하고 임수가 설기하니 금이 쓸모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수를 생하여 병으로 되고 있다. 무릇 왕한 것이 극에 도달하면 설기하여 주는 것이 좋지 극해서는 안되며 그의 기세에 순종하여 따라야지 그 기세에 어긋나 다투면 안 된다. 따라서 오화를 용신으로 하게 되면 장래에 화운이 될 때 비록 명성은 널리 알려지지 못해도 부유하게 될 것이니 명예를 추구하지 말고 재산을 모으는데 힘써야 된다. 만약 계속 책상에 않아 공부하게 되면 평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은 공부하는 것을 그만두고 사업을 하게 되었는데 병오운에 들어서서 그 병인 경금을 극하니 십년도 되지 않아 십여만에 달하는 재산을 벌게 되었다. 이것으로 볼 때 경금이 병이였음이 확실하다.
辛 癸 甲 癸
酉 亥 子 酉
戊 己 庚 辛 壬 癸
午 未 申 酉 戌 亥
此福建人不知姓氏. 庚午冬余推之. 大取金水運. 不取火土. 彼曰. 金水旺極. 何以又取金水. 則命書不足憑乎. 書曰. 旺則宜洩宜傷. 今滿局金水. 反取金水. 是命書無憑矣. 余曰. 命書何爲無憑. 皆因不能識命中五行之奧妙耳. 此造水旺逢金. 其勢沖奔. 一點甲木枯浮. 難洩水氣. 如止其流. 反成水患. 不若順其流爲美. 初行癸亥. 助其旺神. 蔭庇有餘. 一交壬戌. 水不通根. 逆其氣勢. 刑耗並見. 辛酉庚申. 丁財並旺. 己未戊午. 逆其性. 半生事業. 盡付東流. 刑妻剋子. 孤苦無依. 此所謂崑崙之水. 可順而不可逆也. 順逆之機. 不可不知也.
이것은 복건에 사는 사람의 사주인데 성씨를 모른다. 경오년 겨울에 내가 이 사주를 해석할 때 금수운은 아주 좋은 것으로 보고 화토를 용신으로 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 사람이 하는 말이 “금수가 왕한 것이 극에 달했는데 어찌 또 금수를 용신으로 잡습니까? 이러면 명리학 책이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말입니까? 책에서 말하기를 왕한 것은 설기시키고 손상하여 주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지금 이 사주가 모두 금수로 되어 있는데 또 금수를 용신으로 잡는다고 하면 이 명리학 책은 믿지 못한단 말입니까?” 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명리학 책이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은 사주오행의 오묘함을 모르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고 봅니다. 이 사주를 보면 왕한 수가 금을 만나 그 기세가 충분한데 하나 있는 갑목은 있지만 시들고 떠 있어 수의 기를 설기 할 수 없습니다. 또 만약 그 물길을 막으려고 한다면 도리어 수재를 입을 것이니 어차피 물의 흐르는 기세에 따르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초운 계해에는 왕한 일주를 도와주어 부모의 혜택이 여유가 있었으나 임술운이 되자 수가 뿌리를 얻지 못하고 그 기세를 거역하게 되니 사람이 죽고 재산손실을 당하게 되고, 신유와 경신운에는 집안의 식솔이 늘어나고 재산이 왕성해지고, 기미와 무오운에는 그 기세를 거슬리게 되니 반평생 이루어 놓은 사업이 모두 실패하여 처가 죽고 자식도 잃어 홀로 되어 의탁할 곳이 없게 되었다. 이것이 이른바 곤륜산에서 흘러내리는 거센 물결에 순종해 따라야지 그것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니 순역의 이치를 몰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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