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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역술비법

[스크랩] 손씨서문(孫氏序文)

손씨서문(孫氏序文) 


 

 명리학이란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옛날에 명을 논하는 사람들은 간단하고 포괄적이었다. 복희씨(伏羲氏)는 “정명(正名)”이라 했고, 중니(仲尼)는 “천명(天命)”이라 했고, 노자는 “복명(復命)”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말들은 하늘에서 사람에게 부여한 것으로 그 성질을 바르게 하고 그 이치에 모두가 따르게 하여 운명을 안정하게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러나 후세에 자연적인 천리를 따르지 않고 세상사람들의 환심을 얻기 위해 상관도 없는 것을 억지로 끌어다가 이치를 벗어난 술법으로 사용되게 되었다. 그러니 배우는 사람은 배울수록 더 잘못되어 나가게 되었다.


  비록 이치로서 운명을 판단하는 사람은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하여 당연하게 하늘의 올바름을 따르고, 술법을 이치에 갖다 붙이는 사람도 만약 진정으로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한다고 하면 그 역시 명리의 근본을 알 수는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정말로 정통한 사람은 몇 명되지 않는다.


  적천수란 책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경도(京圖)라는 사람이 저술하고 유백온(劉伯溫)이 주해를 달았다고 한다. 이 책은 통신(通神)과 육친(六親)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천도(天道)로부터 정원(貞元)까지 모두 62장으로 되어 있다. 이치를 해석하는 것이 근본을 추구하였고 상세한 것이 아주 미묘하였다. 그러나 그 내용이 고체이고 심오하여 배우는 사람들이 아주 힘이 들었다. 내가 옛날부터 명리학을 좋아하였기에 시간이 있을 때마다 읽어보았어도 이해하기가 아주 어려웠다.


  작년에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이 책을 보여주었다. 읽어보니 임 철초 선생이 새로 장과 절로 나누어 주해를 달아 해석하고 격에 실례를 들어 증명하였는데 천지음양의 분화와 삼원(三元) 오행이 움직이는 것을 반복적으로 하여 본래의 뜻을 확대했고 언어가 명백하고 이치가 분명해 나 같이 격국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하나를 배우면 둘을 알게 하는 이치에 푹 빠지게 되었다. 이것은 엮은이의 노력으로 후학들이 공부하는데 입문서로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나는 믿고 싶다.


  관복거사(觀復居士)가 책 뒤에 기록한 발문을 보고서야 “이 책은 해녕진씨(海寗陳氏)가 보관한 책이었는데 내가 진씨로부터 빌려다 손으로 베낀 것으로 원본은 이미 불에 타 없어지고 말았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이미 국내에서 유일한 고본인 것으로 아주 귀중한 것이다. 만일 이전에 진씨가 비밀리에 보존하고 다른 사람들 앞에 끝내 보여주지 않았고, 또한 간혹 공개했다고 해도 관복거사처럼 손으로 베끼지 않았다고 하면 이 책은 이 세상에 다시 나타나지를 못했을 것이다. 다행히 지금 나타났는데 그 후 처리를 잘 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진씨의 원본처럼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관복거사가 책 뒤에 기록한 내용을 보니 아직 광범위하게 전해지지 않고 있는 상태니 이것을 출판한다면 새로 주해를 단 사람의 고서(古書)에 대한 깊은 뜻을 개발하고 또 친히 손으로 베낀 사람이 후대에 혜택을 주려는 깊은 마음을 저버리지 않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출판하여 여러 동료들에게 공개하는데 책이름을 “천미(闡微)”라고 하여 다른 적천수와 구별하였다. 아쉬운 것은 관복거사가 어느 시대의 사람이고 또 성씨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것이다. 단지 문장사이에 있는 말을 번역하고 그 행적을 살펴볼 때에 그 역시 옛날에 본분을 지키고 사리에 밝으며 술수에 정통한 은군자(隱君子)가 아니었는가 생각한다.

 

  지금 사람들의 욕심이 지나치는 이 세상에 독자들로 하여금 흥성과 쇠약이 증가하고 감소하는 이치를 구별하게 하고, 선천의 운명을 알게 하여 모든 면에서 세상의 이치를 본보기로 삼아 무지한 자를 훈계하고 쇠퇴한 자를 채찍질해 준다면 이것이야말로 세상을 깨닫게 하고 국민을 교화하는데 하나의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세상일이란 모든 것이 인연이 아닌 것이 없다. 이 책을 진씨가 비밀리에 보관한지도 오래 되었다. 그런데 임 철초선생이 새로 주해를 증가해서 달았고 관복거사가 친히 손으로 베끼고 또 내가 이것을 간행하게 되었는데 이 몇 사람들은 같은 시대에 산 것은 아니지만 서로 뜻이 같고 신념이 일치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렇게 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어찌 우연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중화민국 22년(1933) 5월 형원(蘅園)주인 씀

출처 : 구암등산카페
글쓴이 : 구암(具東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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